일상&이슈

n번방 사건이 주는 교훈 '넓은 시야를 가지기 위한 전제조건'

쿼리오 2020. 3. 31. 23:06

간혹 길을 다니다가 주변을 둘러보다보면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 인생이란 것을 객관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현실에서의 시작과 끝이 있다. 물론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고심해본적이 없지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1인으로서 시작(탄생)과 끝(죽음)만이 인생의 시작과 끝으로 보인다. 

시작이라는 출발점(Starting point)과 끝(finish line)을 가는 과정은 모든이가 다르다. 비슷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같은사람은 없다. 오늘은 이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과정이라는 것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겪었던 시행착오, 실패 그리고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결과론적으로는 이 과정은 하나의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만 과정없는 결과는 없기 때문에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이 '과정'이 되겠다. 그리고 과정은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인생의 끝(finish line)인 죽음이라는 것은 바꿀 수 없지만 죽음 앞에 붙일 수 있는 형용사를 바꿀 수 있다. 예를들면 '멋진 죽음', '훌륭한 지도자의 죽음', '살인마의 죽음'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수 있다. 인생의 과정이라는 것은 이 형용사를 이끌어 내는 시간들의 모임이다.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노력했는지에 따라 수식어가 달라진다. 조금은 아쉽게도 죽음에 도달 후 수식어가 붙게되는 이 평가라는 것은 제3자(타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분류되는 것 근본적인 원인은 여기에 있을 수 있다. 과정 중에는 자기평가(self-assessment)가 가능하겠지만 목표에 도달하고 난 뒤에는 제3자의 평가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과정은 제3자에 영향력이 발생하고 그들의 평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사실 최근에 나는 제3자의 평가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되고 '워라밸'과 같은 본인의 시간과 개인적인 삶을 중요시하는 것이 개인의 삶을 위해서는 맞는 방향이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제3자의 평가는 그 개인의 삶에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것에 동의하고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겠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살아갈 수록 조금은 다르게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본인의 시간과 개인적인 삶을 중요시하다보면 자기평가(self-assessment)가 중심이 되어 제3자(타인)에 영향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삶을 살아가다 자칫잘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의 방향전환이 되기 어렵다. 물론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도 지극히 주관적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잘못된 방향은 사회적 통념속에서 객관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합법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방향을 의미한다. 이번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건이 과도한 자기평가방식에 제3자에 영향력을 고려하지 못한 부정적인 사례이다. 과연 현실세계에서도 조주빈은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다.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가상세계에서 본인을 숨키고 새로운 가상의 인물로 과정을 만들어 갔기에 제3자의 영향력과 죄책감이 현실보다는 감소하여 일어날 수 있었던 범죄라고 본다. 

n번방사건 및 박사방사건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제3자의 평가가 어느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3자는 잘못된 방향을 고쳐주기도하고 추진력을 줄 수도 있고 어쩌면 더 빨리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게 지름길을 제공하기도 한다. 내가 잘 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제3자가 나의 과정을 알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법이 바로 '대화'이다. 여러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객관적인 나의 과정을 평가 받을 수 있고 확신할 수 있으며 추진력을 얻을 수도 있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도있다. '대화'의 방식은 직접대면도 있을 것이고 채팅도 있을 것이고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수단을 활용해 진행하면 된다. 내가 블로그를 하는 가장 큰 목적중의 하나도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알리고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전진할 수 있는 추진력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넓은 시야를 가지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